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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판을 뒤흔드는 자 제19화: 판을 뒤흔드는 자연쇄 추돌 참사 환자 전원 생존.사망률 0%라는 기적 같은 수치는 다음 날 아침 모든 중앙 일간지와 방송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언론은 서한국병원 중증외상센터를 '기적의 방패'라 칭송했고, 그 중심에 선 젊은 서전 강도진의 이름은 의료계를 넘어 대중에게까지 빠르게 퍼져나갔다.하지만 본관 12층 병원장실의 공기는 축제 분위기와 정반대로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탁——!’박진태 병원장이 조간신문을 집어 던지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외상센터가 언론을 독식해? 백강현에 이어 강도진 그 애송이 녀석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단 말이다!”테이블 맞은편에는 고개를 푹 숙인 송민우 펠로우와, 날카로운 인상의 50대 남성이 앉아 있었다. 서한국병원 소화기외과 과장이자 차기 진료부원장 유.. 2026. 8. 25.
제18화: 사선의 경계에서 제18화: 사선의 경계에서‘쿠구구궁——!’외상센터 옥상 헬리패드가 거대한 진동과 함께 울렸다. 소방 헬기 두 대가 연달아 착륙하며 뿜어내는 거친 하강풍이 유리창을 사정없이 두드렸다.들것에 실려 내려오는 환자들은 그야말로 생지옥에서 건져 올려진 형상이었다. 유조선 2차 폭발의 화마가 뒤덮은 관광버스의 승객들이었다.“40대 남성, 전신 60% 중증 화상 및 양측 개방성 대퇴골 골절!” “7세 여아, 관통성 복부 손상 및 둔상성 심장 파열 의심! 수축기 혈압 40도 안 잡힙니다!”구급대원의 비명 같은 인계와 함께 피범벅이 된 이동 침대들이 1층 소생실로 물밀듯 밀려 들어왔다. 피비린내와 살갗이 탄 매캐한 냄새가 소생실의 차가운 공기를 단숨에 집어삼켰다.“수아 쌤, 성인 화상 환자 쇼크 진입합니다! 당장 팍클랜.. 2026. 8. 25.
제17화: 지옥의 분수령 제17화: 지옥의 분수령 ‘끼익—— 쿠구궁!’서한국대교 상공을 뒤덮은 검은 연기가 옥상 유리창을 새까맣게 그을렸다. 유조선 폭발로 촉발된 연쇄 추돌 사고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낡은 중증외상센터 1층 소생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의 전장으로 변모했다. 피비린내와 타다 남은 휘발유 냄새, 그리고 환자들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엉켜 숨을 조여왔다.“혈압 60 붕괴! 쇼크 진입했습니다!” “여기도 출혈 안 잡힙니다! 지혈대 뚫고 피가 뿜어져 나와요!”인턴과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갈라졌다. 밀려드는 환자는 열둘을 훌쩍 넘겼고, 외상센터의 가용 인원은 단 세 명. 이대로라면 3분 안에 소생실 전체가 사망 판정의 무덤으로 변할 판이었다.그 혼돈의 중심에서 도진의 시야는 가속화된 뇌 회전과 함께 섬뜩할 정도로 .. 2026. 8. 25.
제16화: 번지는 불길 제16화: 번지는 불길수술실에서 나온 도진은 벽에 기대어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손가락 마디마디에 남아있는 미세한 감각과 근육의 피로감이 점차 옅어지며, 시스템의 보너스 효과가 몸 전체로 스며들고 있었다.“어이, 신참.”수술실 앞 복도 벤치에 걸터앉아 캔커피를 들이켜던 한수아가 도진에게 새 캔 하나를 툭 던졌다.도진이 한 손으로 날렵하게 낚아채자, 한수아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반응 속도 한번 빠르네. 아까 횡격막 밑으로 혈관 집어넣을 때 솔직히 미친놈인 줄 알았어. 교과서에 그런 변칙 경로가 어디 적혀 있냐?”“환자가 죽어가는데 교과서 페이지 넘길 시간은 없으니까요.”도진이 차가운 캔을 따며 담담하게 대꾸했다.한수아는 그런 도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캔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깡-’.. 2026. 8. 25.
제15화: 외상센터의 지휘자 제15화: 외상센터의 지휘자 백강현 교수가 들어서자마자 수술실 내부의 혼란스러웠던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졌다.“상황 보고.”백 교수가 장갑을 끼며 수술대 옆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흉강과 복강이 동시에 열려 있는 환자의 수술 부위를 단 1초 만에 훑었다.“쇠파이프는 하대정맥 손상 없이 적출 완료했습니다.”한수아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보고했다.“하지만 파이프 끝이 횡격막을 뚫고 올라가면서 우측 하엽 폐동맥(RPA lower branch)을 긁었습니다. 흉강 뒤쪽에서 박동성 출혈이 쏟아져 시야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썩션 걸고 흉벽 견인 더 당겨!”백 교수가 즉시 손을 뻗어 출혈 지점을 확인하려 했지만, 흉강 깊숙한 곳에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핏물이 시야를 순식간에 덮어버렸다. 환자의 폐.. 2026. 8. 25.
제14화: 1밀리미터의 칼날 제14화: 1밀리미터의 칼날중증외상센터 1번 수술실.본관의 최첨단 하이브리드 룸과는 사뭇 다른,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금속 장비들과 거친 소독약 냄새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환자의 상체에 비스듬히 꽂힌 지름 4센티미터의 녹슨 쇠파이프. 그 주변으로 거즈 수십 장이 순식간에 검붉게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혈압 65에 35! 맥박 148회! 승압제 최고 용량으로 달았는데도 바이탈이 무너집니다!”마취과 의사의 날카로운 경고음이 수술실을 흔들었다.한수아가 거칠게 수술 장갑을 고쳐 끼며 수술대 우측에 섰다.“메스! 개흉과 개복 동시 진행(Thoracoabdominal incision)한다. 도진 선생, 네가 개복해서 간 노출시키고 하대정맥 박리해. 난 위에서 개흉해서 우심방 쪽 캐뉼라 잡을 테니까.”“알겠.. 202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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