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성격은 양면성과 권력성

사회적인 대립 때문에 형성된 정치적 쟁점은 양면성을 지닌다. 양면성^[각주:1]은 서로 대립하는 양측이 각기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데에서 비롯딘다. 예를 들어, 사형 제도에 관한 정치적 쟁점에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대의 견해와 범죄 예방 및 질서 유지라는 가치를 더 중시하는 찬성의 견해가 쟁점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적 쟁점에는 상반되거나 대립적인 가치가 동시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 가는과정, 즉 정치는 그 자체로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등을 모두 포함하는 양면성을 지니는 것이다.

정치는 권력 현상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개개인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대립하는 다른 가치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쟁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화하고 타협하는 일련의 행위는 다름 아닌 설득과 동의를 구하는 것이며, 이는 곧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 행위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정치는 일종의 '힘겨루기'에 비유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믿음을 일방적으로 추구하기보다는, 시대정신, 사회적 상황, 관련된 집단의 요구 등을 고려하는 한편, 공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형성된 여론을 수렴하여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정치 행위는 양면성과 권력성을 지니고 있어, 언제든 사회적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질 불씨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정치 지도자가 이를 실질적이고 추진력 있게 수행하려면 국민의 자발적 지지와 신뢰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1. 정치의 양면성 : 프랑스의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Maurice Duverger는 '정치의 본질은 언제 어디서나 서로 상반되는 가치와 감정을 동시에 포함한다는 데 있다.' 라는 말로 정치의 양면성을 설명하였다. [본문으로]